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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은행의 탄생

by y2ryang 2025.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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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은행은 귀중품을 보관해야 하는 부자들의 필요성으로부터 발달했다.

  고대인들 역시 귀한 금속을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였고, 무려 3800년 전인 기원전 1792년의 함무라비 법전에까지 금과 은의 보관 방법에 대한 내용이 등장한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나 그리스의 신전 등은 귀금속과 같은 비싼 재산을 신성하고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여겨졌다. 미국의 역사가이자 건축가인 노블 포스터 혹슨(Noble Foster Hoggson) 은 고대 그리스 사원을 현대 은행 기능의 시작이라고 주장하였다.

 

고대인들이 이용하던 은행의 이미지
고대인들이 이용하던 은행의 모습

 

목차

1. 환전상

2. 런던의 이탈리아인: 롬바드 거리

3. 간접금융의 매개: 은행

 

1. 환전상

 


  환전은 돈을 서로 바꾼다는 의미다. 물품화폐가 진화해 각국은 저마다의 주화를 발행했지만, 이는 해당 국가에만 통용될 뿐 다른 국가에서의 통용 여부는 보장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국가 간의 교역이 빈번히 일어나는 도시를 중심으로 환전 수요가 증대하기 시작했다. 

  지중해 인근의 이탈리아 등지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환전상들은 영국으로 건너가 근대적인 은행의 기초를 다지는 주역이 된다.

 

(1) 지중해의 상인들

 

  지중해(Mediterranean Sea)는 대서양과 연결되는 바다로서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의 세 대륙에 둘러싸여 있는 바다이다. 그 이름도 땅(地) 속(中)에 있는 바다(海)라는 의미의 지중해(地中海)다.

지중해 주변 국가들의 지도
지중해 주변국들

  지중해에 접한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리비아 등의 국가는 예로부터 국가 간의 교역이 발달했다. 

 

  1453년, 이슬람의 오스만 투르크 제국은 로마의 후예 비잔틴 제국을 콘스탄티노플(현재 터키의 수도인 이스탄불)에서 몰아내고 지중해 동쪽과 흑해, 홍해, 페르시아 만을 완전히 장악하고, 주요 교역 통로인 실크로드를 막았다. 또한, 아시아의 귀한 향신료를 유럽으로 들여오던 통로마저 끊어버리자 유럽의 상인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1488년, 포르투갈의 탐험가 바르톨로메우 디아스(Bartolomeu Dias) <바로가기> 항해에 이어 1497년 7월, 바스쿠 다 가마(Vasco da Gama) <바로가기>는 장장 42,000Km를 항해해 유럽인 최초로 대서양과 아프리카 남해안을 거쳐 인도까지의 항해에 성공한다.

  유럽의 배들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던 이 시기(15세기 초 ~ 18세기)를 "대항해 시대"라 한다.

 

(2) 근대 금융의 태동: 이탈리아

 

이탈리아의 방코(banco)의 이미지
방코(banco)에서의 환전 모습

 

  은행을 의미하는 뱅크(bank)라는 단어는 이탈리아어의 방코(banco)에서 유래했으며, 방코는 영어의 벤치(bench) 즉, 긴 의자를 의미하는 단어다. 당시 환전상들은 시장 거리 한 구석에 환전업무를 위해 긴 의자를 설치했는데, 바로 그 의자를 지칭하는 단어였다.

 

  한편, 당시 환전 비율 때문에 시비가 종종 일어났고, 탁자나 의자를 부숴 버리는 상황도 발생했는데, 이때 부서진 의자라는 뜻의 방코 로타(banco rotta)라는 말에서 파산을 의미하는 뱅크럽시(bankruptcy)라는 단어가 생겨났다.

 

  국가 간의 교역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원래 귀금속의 보관 역할을 주로 하던  원시 형태의 은행은 환전 영역으로까지 그 업을 빠르게 확장해 나갔고, 금융은 대형 환전상이 주도하게 되었다.

 

2. 런던의 이탈리아인: 롬바드 거리


영국의 롬바드 거리 이미지
런던의 롬바드 거리

 

  은행이 근대적 모습을 갖춘 것은 영국의 롬바드(Lombard) 거리에서부터였다. 영국의 롬바드 거리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월 스트리트가 세계 금융의 중심지로 부각하기 이전까지 18세기 세계 금융의 중심지 역할을 한 곳이다. 롬바드 거리는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국은행에서 시작해서 동쪽으로 300미터 정도 뻗어 있다.

 

  롬바드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의 롬바르디아(Lombardia) 지방에서 유래했다. 이탈리아인들은 런던 중심부에 좌판을 깔고 담보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대부업을 영위하는 거리를 형성했는데, 이들은 뛰어난 금 세공업자이기도 했다.

 

금장 은행의 탄생: 찰스 1세의 약탈

 

  금장(金匠)은 금(金)을 다루는 기술자 즉 장인(匠)을 의미하는 말로 금 세공업자의 다른 표현이다. 17세기 런던에서는 귀금속, 특히 금을 다루는 수공업자들이 많이 있었다. 

 

  당시 영국의 국왕은 찰스 1세(Charles I) <바로가기> 로서 성공회도인 그는 의회는 물론 개신교도와도 갈등을 빚고 있었다. 찰스 1세는 왕권신수설 <바로가기>을 내세워 절대 권력을 추구했다.

 

  1640년, 찰스 1세는 근대 은행의 탄생을 촉발한 큰 사건을 일으킨다.

  당시 돈이 필요했던 그는 조폐국을 급습해 장악한 다음 '빌린다'라는 명분 하에 조폐국에 보관 중이던 상인들의 돈과 귀중품 20만 파운드를 강탈하듯 가져가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에 상인들은 급히 조폐국에 보관했던 돈을 빼내어 금 세공업자들에게 맡기기 시작하였다. 금 세공업자들은 세공한 금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튼튼한 금고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영국의 금장 은행이 생겨났고 금장 은행은 대부분 금 보관증 형태의 지폐를 스스로 발행하게 되었다.

 

3. 간접금융의 매개: 은행


  화폐의 가장 큰 역할은 '간접교환'의 매개라 할 수 있다. 간접교환의 기능으로 막대한 거래 비용이 대폭 감소되기에 현대 은행의 가장 큰 역할은 바로 '간접금융'의 수행이다. 

 

  금융(金融)은 돈(金)이 녹아(融) 돌고 도는 것, 즉 돈을 빌려주고 빌리는 것을 의미한다. 영문의 파이낸스(finance)는 고대 프랑스어의 '빚을 청산한다'는 뜻인 finer에서 유래한 것이다.

 

(1) 예대마진(스프레드 spread)

 

  예대마진이란 예(豫)과 대(貸)출의 차이(마진; margin)라는 말을 줄인 것인데, 쉽게 말해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를 의미하는 것이다. 

 

구분 예금이자율 대출이자율 예대마진
2023년도 2.5% 6.5% 4%
2024년도 2.0% 6.0% 4%

 

(2) 금지된 이자: 이슬람 금융

  무슬림(Muslim)은 '복종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아랍어로서,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IMF의 보고서에 의하면 이슬람 금융시장의 규모는 과거 10년간 연평균 20% 가까이 성장했다. 2021년에는 그 규모가 3조 3,000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들은 샤리아(Shariah)라는 이슬람 율법을 따르는데, 샤리아는 화폐의 시간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므로 이자를 받는 행위를 금지시켰다. 또한 모든 수익과 손실은 사업자와 투자자가 공동으로 부담할 것을 원칙으로 하고, 파생상품을 원칙적으로 금지하였다.

 

  이러한 이슬람 금융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지는 양극화를 완화시키는 대안으로 의미가 있다.

 

(3) 은행의 은행: 중앙은행

 

  중앙은행이란 한 나라의 모든 금융 기관의 중심 역할을 하는 최상위 기구이자 금융제도의 핵심 역할을 한다.

 

  세계 최초의 중앙은행은 1668년에 설립된 스웨덴의 릭스뱅크(Ricksbank)다.

  2006~2008년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이사를 역임했던 화폐금융의 대가인 프레드릭 미시킨(Frederic Mishkin) <바로가기>은 유럽의 중앙은행은 국가가 강력히 개입하고 통제해 권력을 집중해서 성장한 반면, 미국은 하나의 중앙은행에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견제했다고 주장하였다. 

 

  우리 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가장 큰 역할은 통화량의 조절, 즉 시중의 돈 흐름에 개입해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으로, 대표적인 방법은 지급준비율이나 기준 금리를 바꾸거나 새로운 지폐를 인쇄해 시중에 공급하는 것이다.

 

  • 지급준비율
    각 금융회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중에서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예치해야 하는 자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금융기관 종류 지급준비율(%)
예금은행(일반 시중은행) 7.0%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 2.0%
금융투자회사(증권회사 등) 0
신용협동조합 0

     

    시중은행의 경우, 고객들이 은행에 100억 원을 예금하면 은행은 중앙은행에 7억 원을 예치하고 나머지 93억 원을 대출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기준 금리(base rate)
    은행에서 예금과 적금 그리고 대출에 적용하는 이자는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기준 금리가 그 시작점이다.
    우리 나라의 기준 금리는 7인으로 구성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연 8회 회의를 통해 정한다.
    기준 금리는 정책 금리라고도 불린다.

연도 기준금리(%) 통화량(M2) 증가율(%)
2021 0.5 10.3
2022 1.25 7.5
2023 3.5 2.5
2024 2.75 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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